머지포인트는 폰지 사기일까?
요즘 머지포인트 때문에 엄청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간단하게 머지포인트에 대해 말하자면 머지플러스 주식회사가 6만여 가맹점을 확보하여 20%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자사의 머지포인트를 발급하는 형태의 사업을 영위했습니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상품권과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하지만, 여기서 다소 다른 점은 엄청난 가맹점 수와 20%의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데 맹점이 있습니다.
자본금 30억의 회사가 1,000억원 가량의 포인트를 발행하였으며 전자금융업에 등록되지 않는 사업을 한다는 것이 금융당국에 발각되어 수 많은 제휴사들이 이 사실을 알고 제휴를 중단하면서 이 사태가 발발하게 됐습니다. 어떻게 보면 더 큰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전에 이런 악재로 인하여 모든 이용자들이 환불을 원하게 된다면 파산을 면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머지포인트 측에서는 몰랐다고 말하지만, 사태를 이 지경까지 키울 때까지 전자금융업에 등록도 않고 사업을 하고 있었다는 것에 대한 면책은 피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전자금융업이란?
머지포인트 사태를 좀 더 이해하기 위해 전자금융업에 대해 살펴보면 8가지 정도로 분류할 있는데 머지플러스 사는 선불전자 지급수단 발행 및 관리업체에 포함되는 것으로 보이며 이전 가능한 금전적 가치나 정보를 전자적 장치에 저장 또는 발행하거나 관리하는 업무(제 3자로부터 재화 등을 구입하고 대각를 지급하는데 사용하며, 일정 범위 이상의 재화 등의 구입에 사용)를 행한다고 금융당국이 판단하고 제재를 가한 사건입니다.
이걸 모르고 이 정도로 판을 키웠다는게 믿기지 않습니다. 물론 머지플러스 측에서는 빠른 시일내에 전자금융업에 등록하여 정상화 시키겠다고 말하지만, 선불전자지급수단발행업, 전자지급결제대행업, 결제대금예치업 등 세 가지 라이선스를 취득한 상태여야 하며 자본금 10억 이상, 부채비율 200% 이하 등의 요건도 존재하는데 이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지가 1차적인 문제일 거 같습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의 신뢰와 이미지가 완전히 무너졌다는 것에 있는데 4년간 규모를 키우기 위해 달려왔는데 사태가 끝나고 난 뒤 얼마나 회복할 수 있을지 미지수 입니다. 게다가 제휴업체들도 어떤 입장을 취할지도 알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머지포인트는 폰지 사기인가?
폰지 사기란 머지포인트처럼 판이 커질 수록 먼저 가입한 사람들은 뒤에 가입한 사람들의 돈으로 혜택을 받지만, 뒤로 갈수록 수익구조가 악화돼 결국 사기임이 들통나는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사기구조입니다. 코인관련 사기로 떠들썩 했던 브이글로벌 사태 또한 폰지 사기의 큰틀을 벗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자세한 걸 알고 싶은 분은 아래 링크에 정리된 글이 있습니다.
https://nealong.tistory.com/162
#1 벼락부자 되는 법, 넷플릭스 다큐( 돈을 해설하다)
#1 벼락부자 되는 법, 넷플릭스 다큐(돈을 해설하다) 벼락부자 되는 법. 쉽게 부자 되는 법이 없다는 걸 이성적으로 아는 사람도 단숨에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이 있다면 마다하기 힘들 것이다.
nealong.tistory.com
머지포인트가 폰지 사기라고 입증하는 것은 법의 판단이 있어야 겠지만, 법의 판단은 상당히 늦는 만큼 머지포인트 이미지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덧붙히자면, 대 놓고 사기를 치는 사람은 뻔히 눈에 보이지만, 사실 사기란 사기를 칠 거라고 생각하지 않은 이런형태의 피해가 훨씬 더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머지플러스사처럼 고객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주며 쿠팡만큼 사이즈를 키우며 사용자를 확보한 다음에 이익을 취하는 비즈니스 구조를 만드려고 한 것으로 보이지만, 중간에 크게 삐거덕거린 이상 그들이 꿈꾸는 이상을 실행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렇듯 사기 의도가 없는 것으로 보이는 상태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모두가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이죠.
머지플러스 사는 제대로된 비즈니스 구조를 갖춘건가?
상품권업체들의 수익구조는 보통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낙전수입이 있습니다. 상품권은 유효기간이 정해져 있어 보통 5년이 지나면 소멸되는데 이 수익이 꽤나 크다고 합니다. 종이 상품권을 발행하는 경우에 분실하거나 찢어져서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머시플러스 사는 사업을 시작한지 5년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수익의 혜택은 보지 못한 상태겠네요.
둘째로 선매로 인한 이자수입이 있습니다. 상품권 업체들이 상품권을 팔고 나면 일단 현금이 생깁니다. 상품권이 사용되어 업체에 결제되기 전까지 일정 기간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상품권을 바로 사용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번 사태에서 봤듯이 많은 금액을 충전하여 갖고 있는 사람도 많습니다. 이렇게 확보한 자금을 가지고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머지플러스 사는 전자금융업에 등록도 안 된 상태며 이렇게 확보한 자금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 알 방도가 전혀 없습니다. 고객에서 큰 할인혜택을 주면서 확보한 자금으로 암호화폐에 투자하더라도 알 길이 없습니다.
셋째 수수료 수입이 있습니다. 20%의 할인 혜택을 주는 머지플러스 사가 모든 수수료를 부담하진 않습니다. 제휴를 맺은 업체별로 그 세부조건은 상이하겠지만, 수수료를 온전히 한 업체가 부담하진 않습니다. 사용자가 많은 머지플러스 사는 꽤나 큰 협상력을 가졌을테고 나쁘지 않은 수수료 수익을 올리고 있었을 거라 유추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세상에 공짜란 없습니다. 20%의 혜택을 주는 것도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기 위함이며 결국 머지플러스 사는 카카오와 쿠팡처럼 거대한 사용자들을 중심으로 한 본인들의 왕국을 건설해 보려고 했던 것 같은데 디테일한 부분을 놓쳐서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이 아닌가 합니다. 머지플러스 사가 공지한 데로 빠른 시일 내에 정상화 되면 좋겠지만, 이미 신뢰를 잃은 소비자와 자영업자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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