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이 찰나 같은 영화, 원자폭탄의 아버지 "오펜하이머"(Feat. 영화 감상 후 여운이 남는다면 &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 '한 인간'으로써의 삶)
영화 오펜하이머가 한국시간 8월 15일 국내에 정식으로 개봉했습니다. 리뷰영상을 몇개 보니 쿠팡플레이에서 8월1일에 시청할 수 있는거 같더군요.
코로나 이후로 영화를 잘 안보게 되고, 유튜브 2배속에 익숙해져 영화관도 잘 가지 않게 된데다가 최근 본 영화들이 수면제 역할을 한 덕에 기대가 크진 않았습니다. 그래서 3시간이라는 러닝타임을(예매한 다음 영화관 가서 티케팅할 때 인지함...) 알았을 때, "뭐 재미없으면 극장에서 자면 되지"라는 마음가짐으로 갔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잠이 올 틈이 없었다 입니다"
오펜하이머?
의외로 오펜하이머를 잘 모르는 사람도 많고 '맨해튼 프로젝트'의 수장인 것만 아는(저 같은) 사람이 대부분이었을 겁니다. 오펜하이머는 사실상 우리나라 빠른 독립에 큰 역할을 한 인물입니다. 원자폭탄이 일본에 떨어지지 않았다면, 일본은 결사항쟁을 선언한 상태였고, 그렇다면 일본의 지배를 받고 있는 우리나라의 많은 국민들이 끌려가 일본이 미국에게 물리적으로 점령될 때까지 큰 사상자를 낳았을겁니다. 원자폭탄을 일본에 투하하기전에 미국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군이 원자폭탄을 사용하지 않고 일본 상륙을 통해 항복을 유도하는 전략을 펼쳤다면 일본의 피해는 100만명 이상, 미군의 피해도 25만에서 100만명이 사상자를 낳았을거라 보고하고 있습니다(물론 이는 미국에서 원자폭탄이 정당했음을 시사하기 위함일수도 있습니다).
결과론적으로 히로시나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에 의해 일본의 빠른 항복을 받아낼 수 있었습니다.
영화 오펜하이머
영화 '오펜하이머'는 원자폭탄이 만들어지는데 큰 기여를 한 이 인물에 대해 최대한 객관적으로 다방면에서 묘사하고 있습니다. 영국에서 대학원 유학시절에 지도교수를 독살하려는 시도를 하고 결혼을 한 상대도 그렇지만(유부녀) 결혼을 한 뒤에도 한 여인과 지속적인 만남을 가져오며, 불륜을 저지르는듯 우리가 흔히 아는 현대의 '인간'적인 면모에서는 결코 배울점이 없는 불완전한 모습을 보이는 인물입니다. 그러나 천재들이 모여 최대한 빠른 시간안에 나치 독일보다 빨리 원자폭탄을 개발해야 하는 일에서는 누구보다 뛰어난 업적을 세웠습니다.
그런점에서 이 영화는 대단한 업적을 이룬 인물을 희화화하고 미화하는 것이 아닌, 최대한 객관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결국 '우리'처럼 몇 가지는 불완전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 그저 그런 나약한 '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오펜하이머의 개인 삶
그가 이룬 업적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을 것이기에 여기서 다루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우리가 흔히 말하는 '평범한 삶'의 관점으로 바라본다면 과연 그가 '행복'이라는 감정을 가정에서 느낄 수 있는 삶이었을까요?
그는 이름을 남겼을지언정, 우리가 흔히 이루고자 하는 가정의 평화는 이루지 못한 것처럼 보입니다. 불륜이 있었으며, 오펜하이머가 인류에 큰 변화를 가져다줄 업적을 이루고 있는동안 그의 가족은 다소 일반적으로 평온한 가정과는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그는 개인적으로도 자신의 의견이 없는 사람들처럼 보였으며, 좋게 말하자면 모든 것을 이해하고 표용할 수 있는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원자폭탄이 성공적으로(이론적으로의 증명) 현세에 증명되고 난 뒤에는 본인이 어떤 상태인지 많은 사색을 한 것처럼 묘사됩니다. 저는 이 감정에 이입돼서 그런지 다시금 일본 상공에서 터진 원자폭탄에 대해 다양한 생각을 해볼 수 있었습니다.
대의인가 개인의 의견 인가?
대의를 위해서 원자폭탄의 성공적인 연구 결과가 전범국가인 일본 상공에서 터져 세계에 보여준 결과의 파급효과는 부정할 수 없이 오펜하이머든 미국이라는 국가의 결정이든 서로의 의견이 교집합을 이룬 지점이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똑같은 결과를 맞이하고 세기의 스타가 된 오펜하이머와 '미국'의 행보는 달랐습니다. '미국'은 현재의 원자폭탄보다 더욱 강력한(단위가 바뀌어서 표기돼야 하는) 수소폭탄의 개발을 강력히 원했고, '힘'을 보여줬다고 생각하는 오펜하이머는 이를 반대하며 '미국'에게 밉보이게 돼며 '결국'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는 인물로 변모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여기서 생각할 수 있는 각자 개인의 모습은?
저 또한 모두의 의견을 먼저 경청하는 사람이나, 종래에는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수 없는 온전한 '한 인간'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수 많은 '의견'을 듣고 보고 있노라면 결국은 자신에게 맞는 '의견'이라는 것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오펜하이머는 원자폭탄의 위력을 세상에 보여준 것만으로도 충분한 억제력이 생긴다고 믿었으며, 그 당시 '미국'은 그 보다 '더 큰' 힘을 세상에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며 이견이 갈렸습니다.
여기서 제가 생각하고 싶은 부분은 어디까지 세상이 말하는 잣대를 따라갈 것인가? 그리고 언제부터 '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시점이 올 것인가? 그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세상이 말하는데로 초 중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적당한 대학을 가서 취업하고 결혼하고 아기를 낳고 살아갑니다. 그리고 언제쯤 '나' 다운 모습으로 살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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